영과 영 사이 - 영과 영 주고 받음
A4 미색모조 종이를 접어서 만든 미니 진입니다. 영과 영이 주고 받은 편지를 담았습니다. .
책덕의 다음 책으로 만들고 싶은 내용을 미니 진으로 제작했습니다. 살펴보시고 투표에 참여해주시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정식 출간합니다. 출간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니 진 작업 과정
1. 원고 작성 (하영, 영빈)
2. 원고 정리 (민희)
지금의 영님과
미래의 영과영사이에게
영님 접니다. 가을도 끝나가고 겨울이 오고 있네요. 올여름 너무 더웠다보니 찬바람도 반가운 요즘입니다. 무슨 가정통신문 같은 인사냐구요? 그래도 편지라면 계절 얘기 한번 꺼내보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뻔하지만 없으면 서운할까 봐 한번 꺼내봤습니다.
함께 편집자를 해보겠다고 출판편집학교를 이수한 지도 1년 8개월이 지났네요. (그때는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같이 취업 못한 동지가 있어 제가 얼마나 든든한지 아십니까? 하하..이런 사람이라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든든하다고 하는 게 마냥 같이 취업 못한 처지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 얘기를 조금만 더 들어봐봐요.
취업스터디에서 만나게 된 작년부터 우리는 참 많이 붙어다녔습니다. 다들 취업해서 연락이 뜸해지던 중에도 우리 둘은 자꾸 그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주변만 어슬렁거렸던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원서 넣고 면접 보던 시간을 지나서 어쩐지 의욕이 자꾸만 사라지고 돈도 사라져서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낸 시간들. 그 시간들에서도 함께 책에 대해, 책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맘껏 이야기하고 또 찾아다닐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다용도실이라는 곳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도모해보고 있죠.(잘 하고 있는 걸까요?) 출판사 취업준비 과정에서 느꼈던 것들을 글로 써서 잡지 ‘멋진책세계’에 실었던 일은 제 20대에 있었던 일 중 손가락 안에 드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제 취업이라는 벽이 또 가까이에 버티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올해까지는 그 벽을 등지고 반대편으로 이리저리 나아가보고자 합니다. 함께 다용도실에서 자유를 일궈내는 동료가 있어 제가 참 든든해요. 이 편지를 빌려 다용도실에 안내해준 영님께 고맙다는 인사 먼저 합니다. (꾸벅)
영님 처음 만났던 날이 기억납니다. 한겨레문화센터 복도에서 조금은 차가워 보였던 인상이었습니다. 말투도 딱딱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다나까) 지금은 그 말투에 완벽 적응해서 이제는 저도 일상에서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이 편지만 해도 ‘요’보단 ‘다’로 끝나는 문장이 많이 보이죠? 다 영님 영향입니다. 영님한테 저는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좋은 것이길 바랍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인연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함께 출판사 취업 준비를 시작했던 시기에서 ‘멋진책세계’라는 책의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던 시간까지 그 시간들이 저희에게, 그리고 각자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 의미를 당장의 우리는 다 알 수 없겠죠.
최근에 ‘김연수 디에센셜’ 책을 읽었습니다. 작가의 말이 참 좋았는데요. 에셔의 판화<그리는 손>은 두 개의 손이 서로를 그려가는 작품인데 작가님은 그 작품을 보고 마치 자신의 인생같다고 합니다. 그 작품처럼 ‘인생의 이야기는 먼저사람의 행동과 나중사람의 이해로 완성’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고 지금 저한테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의 이해는 미래에 맡겨두고 우선은 실행해 보는 것에 용기를 가져보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자유를 일궈내는 동료로서 함께 용기를 내보아요. 미래의 우리가 함께해주고 있을 거예요. 제가 참 든든합니다. 함께하기로 한 공기책방(가짜책방) ‘영과영사이’도 이제 본격적으로 의논해봐요. 그럼 총총
p.s 미래의 ‘영과영사이’ 보고있나? 자유를 잘 일궈냈나? 그랬으면 좋겠다.
친애하는 영 님에게,
처음 보내는 편지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무슨 말을 먼저 담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영 님은 어떤 생각을 하며 저에게 편지를 쓰셨어요? 이 편지는 어떤 기준으로 고른 말들이 있나요? 늘 보는 사이에 이런 도톰한 편지라니, 활자가 귓가에서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어색해요 하하.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인연이 거기까지다, 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은 것과 무관하게 (어쩌다 보니 자꾸 귀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우리는 출판사에 입사하겠다는 의욕 하나에 의지해 7주 짜리 한겨레출판편집학교 과정을 이수하고도 출판과 관련된 강연이라면 같이 들으러 다니고, 출판이라는 작은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연신 책을 읽었지요. 영 님 말씀처럼 이미 지난 지 2년이 가까운 오래된 이야기네요. 처음 함께 시작했던 날의 숫자가 무색하게 사람들은 하나둘 저마다의 이유로 모임을 떠나고, 결국 남은 네 명 중에서 출판업계에 취업하지 않은 사람은 저와 영님뿐입니다. 혼자 방에 앉아 이곳저곳 쌓인 책더미를 가만 지켜보고 있을 때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금방 자리를 찾을 수 있으리란 오만을 간파당했나 생각하곤 합니다. 뭐, 저를 떨어뜨린 면접관들의 신발을 신기 전까지 그 이유는 영영 알 수 없겠지만요.
이따금, 하루 일과 중 시간이 빌 때마다, 그러면 자주, 어째서 우리 둘은 출판계에 진입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를 생각하고는 합니다. 이 역시 위의 이유처럼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아내기 힘들겠지만, 우리와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우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의 색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영 님과 저는 <멋진 책세계>라는 잡지에 글도 기고할 기회도 얻을 수 있었지만요. 이 자리를 빌려, 하나 비밀을 털어놓자면, 저는 출판업계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렸어요. 완전히. 지금의 저를 움직이게 하는 건 온전히 영 님과 다른 친구들에게서 빌려온 온기덕분입니다. 그런 것들이 없었더라면 저는 어느 길가에 쓰러진 성냥팔이 소녀처럼 꽁꽁 언몸으로 내동댕이처져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제가 영 님과 ‘영과영사이’를 시작하는 게 옳을까요? 조금 의문입니다.
왜 의문이냐고요? 바로 위에서 저는 출판업계에 마음이 식어버렸다고 적었습니다. 출판업계의 부산물이 책이라고 생각하고, 고로 책에 대한 애정마저 사라진 셈이지요.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성장기 내내 가장 굴곡이 심한 시기에는 책과 함께였습니다. 그런 제 삶에서 책이 사라져버리다니. 이제 영 님이 저에게 알려주세요. 어째서 제가 책과 함께 해야겠습니까?
[책으로 나오면 이어서 읽을 수 있어요]
3. 인디자인으로 조판: 터잡기(하리꼬미)
4. 출력-가운데 부분 자르기-접지, 완성!
🎫 구매자 안내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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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덕의 다음 책으로 만들고 싶은 내용을 미니 진으로 제작했습니다. 살펴보시고 투표에 참여해주시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정식 출간합니다. 출간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니 진 작업 과정
1. 원고 작성 (하영, 영빈)
2. 원고 정리 (민희)
지금의 영님과
미래의 영과영사이에게
영님 접니다. 가을도 끝나가고 겨울이 오고 있네요. 올여름 너무 더웠다보니 찬바람도 반가운 요즘입니다. 무슨 가정통신문 같은 인사냐구요? 그래도 편지라면 계절 얘기 한번 꺼내보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뻔하지만 없으면 서운할까 봐 한번 꺼내봤습니다.
함께 편집자를 해보겠다고 출판편집학교를 이수한 지도 1년 8개월이 지났네요. (그때는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같이 취업 못한 동지가 있어 제가 얼마나 든든한지 아십니까? 하하..이런 사람이라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든든하다고 하는 게 마냥 같이 취업 못한 처지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 얘기를 조금만 더 들어봐봐요.
취업스터디에서 만나게 된 작년부터 우리는 참 많이 붙어다녔습니다. 다들 취업해서 연락이 뜸해지던 중에도 우리 둘은 자꾸 그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주변만 어슬렁거렸던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원서 넣고 면접 보던 시간을 지나서 어쩐지 의욕이 자꾸만 사라지고 돈도 사라져서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낸 시간들. 그 시간들에서도 함께 책에 대해, 책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맘껏 이야기하고 또 찾아다닐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다용도실이라는 곳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도모해보고 있죠.(잘 하고 있는 걸까요?) 출판사 취업준비 과정에서 느꼈던 것들을 글로 써서 잡지 ‘멋진책세계’에 실었던 일은 제 20대에 있었던 일 중 손가락 안에 드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제 취업이라는 벽이 또 가까이에 버티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올해까지는 그 벽을 등지고 반대편으로 이리저리 나아가보고자 합니다. 함께 다용도실에서 자유를 일궈내는 동료가 있어 제가 참 든든해요. 이 편지를 빌려 다용도실에 안내해준 영님께 고맙다는 인사 먼저 합니다. (꾸벅)
영님 처음 만났던 날이 기억납니다. 한겨레문화센터 복도에서 조금은 차가워 보였던 인상이었습니다. 말투도 딱딱하다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다나까) 지금은 그 말투에 완벽 적응해서 이제는 저도 일상에서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이 편지만 해도 ‘요’보단 ‘다’로 끝나는 문장이 많이 보이죠? 다 영님 영향입니다. 영님한테 저는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좋은 것이길 바랍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인연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함께 출판사 취업 준비를 시작했던 시기에서 ‘멋진책세계’라는 책의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던 시간까지 그 시간들이 저희에게, 그리고 각자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 의미를 당장의 우리는 다 알 수 없겠죠.
최근에 ‘김연수 디에센셜’ 책을 읽었습니다. 작가의 말이 참 좋았는데요. 에셔의 판화<그리는 손>은 두 개의 손이 서로를 그려가는 작품인데 작가님은 그 작품을 보고 마치 자신의 인생같다고 합니다. 그 작품처럼 ‘인생의 이야기는 먼저사람의 행동과 나중사람의 이해로 완성’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고 지금 저한테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의 이해는 미래에 맡겨두고 우선은 실행해 보는 것에 용기를 가져보자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자유를 일궈내는 동료로서 함께 용기를 내보아요. 미래의 우리가 함께해주고 있을 거예요. 제가 참 든든합니다. 함께하기로 한 공기책방(가짜책방) ‘영과영사이’도 이제 본격적으로 의논해봐요. 그럼 총총
p.s 미래의 ‘영과영사이’ 보고있나? 자유를 잘 일궈냈나? 그랬으면 좋겠다.
친애하는 영 님에게,
처음 보내는 편지인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무슨 말을 먼저 담아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영 님은 어떤 생각을 하며 저에게 편지를 쓰셨어요? 이 편지는 어떤 기준으로 고른 말들이 있나요? 늘 보는 사이에 이런 도톰한 편지라니, 활자가 귓가에서 서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어색해요 하하.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인연이 거기까지다, 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은 것과 무관하게 (어쩌다 보니 자꾸 귀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우리는 출판사에 입사하겠다는 의욕 하나에 의지해 7주 짜리 한겨레출판편집학교 과정을 이수하고도 출판과 관련된 강연이라면 같이 들으러 다니고, 출판이라는 작은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연신 책을 읽었지요. 영 님 말씀처럼 이미 지난 지 2년이 가까운 오래된 이야기네요. 처음 함께 시작했던 날의 숫자가 무색하게 사람들은 하나둘 저마다의 이유로 모임을 떠나고, 결국 남은 네 명 중에서 출판업계에 취업하지 않은 사람은 저와 영님뿐입니다. 혼자 방에 앉아 이곳저곳 쌓인 책더미를 가만 지켜보고 있을 때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금방 자리를 찾을 수 있으리란 오만을 간파당했나 생각하곤 합니다. 뭐, 저를 떨어뜨린 면접관들의 신발을 신기 전까지 그 이유는 영영 알 수 없겠지만요.
이따금, 하루 일과 중 시간이 빌 때마다, 그러면 자주, 어째서 우리 둘은 출판계에 진입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를 생각하고는 합니다. 이 역시 위의 이유처럼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아내기 힘들겠지만, 우리와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우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선의 색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영 님과 저는 <멋진 책세계>라는 잡지에 글도 기고할 기회도 얻을 수 있었지만요. 이 자리를 빌려, 하나 비밀을 털어놓자면, 저는 출판업계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렸어요. 완전히. 지금의 저를 움직이게 하는 건 온전히 영 님과 다른 친구들에게서 빌려온 온기덕분입니다. 그런 것들이 없었더라면 저는 어느 길가에 쓰러진 성냥팔이 소녀처럼 꽁꽁 언몸으로 내동댕이처져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제가 영 님과 ‘영과영사이’를 시작하는 게 옳을까요? 조금 의문입니다.
왜 의문이냐고요? 바로 위에서 저는 출판업계에 마음이 식어버렸다고 적었습니다. 출판업계의 부산물이 책이라고 생각하고, 고로 책에 대한 애정마저 사라진 셈이지요.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성장기 내내 가장 굴곡이 심한 시기에는 책과 함께였습니다. 그런 제 삶에서 책이 사라져버리다니. 이제 영 님이 저에게 알려주세요. 어째서 제가 책과 함께 해야겠습니까?
[책으로 나오면 이어서 읽을 수 있어요]
3. 인디자인으로 조판: 터잡기(하리꼬미)
4. 출력-가운데 부분 자르기-접지,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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